tvN 드라마 원경
2025.1.6 첫 방송/12부작
영어 제목- 'The Queen Who Crowns' 처럼 왕이 아니라 왕관을 쓴 왕비의 이야기이다. 조선의 세번째 왕, 태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함께 했던 부인으로 태종이 왕위에 오른 후 원경왕후가 된 그녀는 훗날 세종이라는 성군을 길러낸 어머니로도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누구의 부인, 누구의 어머니가 아닌 원경왕후라는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추려는 이 드라마는 조선 시대 왕권 강화의 상징으로 역사책에 기록된 태종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다.
원경왕후는 누구?
1365년(공민왕 14년), 고려 권문세족 대표 가문인 여흥민씨 가문의 수장인 민제의 2녀로 개성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민제는 성균관에서 제자들을 양성했는데, 태종 이방원도 그 제자 중 하나였다. 16세에 성균관 진사시를 통과해 성균관에 거의 수석으로 입학한 이방원을 민제는 사윗감으로 눈여겨 봤다. 이때 이방원은 변방 무사 집안의 아들로 잘나가는 권문세족 가문에 비하면 급이 떨어졌지만, 이성계가 신흥 무인으로 막 떠오르던 시기였다. 결국, 1382년 민씨는 18세의 나이로 2세 연하인 이방원과 혼례를 올리게 되었다. 부부는 민씨의 친정에서 신혼을 보냈고 부부금슬이 좋았다고 한다. 1383년, 이방원은 과거에 급제했고 두 사람 사이 첫 아이였던 정순공주가 태어났다. 이후 여러 남매를 낳았으나 딸들만 살아남고 아들들은 모두 요절했다.
1392년 시아버지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남편 이방원은 정안군으로 봉해지자 정년옹주에 봉해졌다.
Q. 왕의 딸도 아닌데 '옹주'? 조선 초기, 내명부와 외명부의 등급 및 호칭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기에 왕의 후궁과 종친, 신하의 아내들까지 모두 옹주 작위를 주었다. 드라마 '원경'에서도 '옹주'라는 칭호가 자주 등장한다. |
1차 왕자의 난에 대한 실록의 기록에 따르면, 정도전과 남은 등은 왕자들을 제거할 모의를 꾸미고 있었다. 당시 왕자들은 부왕 태조의 병문안을 위해 궁궐로 들어가 있었는데, 변란의 낌새를 눈치챈 부인 민씨는 자신의 병(충녕을 임신중)을 핑계로 남편 이방원을 궁궐 밖으로 불러냈고 군사와 무기를 준비해 1차 왕자의 난을 승리로 이끌었다. 2차 왕자의 난에서도 동복형 이방간과의 싸움을 망설이는 남편에게 직접 갑옷을 꺼내 입히며 독려했다. 결국 이방원은 조선의 세번째 왕으로 즉위하였고, 자신도 왕비에 책봉되었다.
왕비가 된 원경왕후, 그러나...
1. 남동생 4형제 숙청
원경왕후 민씨의 가문은 왕실의 외척이 되었으나 태종은 외척의 권력에 대해 크게 경계했다. 왕비의 형제들인 민무구와 민무질, 민무휼, 민무회는 모두 태종에 의해 제거되었다. 민무구와 민무질은 세자 양녕대군에게 기대어 국가를 장악하고 다른 왕자들을 제거하려했다는 의혹을 받아 제주도로 유배가 결국 자결하였고, 민무휼과 민무회도 세자의 외숙으로 정사를 농단할 것이라는 이유로 유배가 교수형에 처해졌다.
2. 후궁과의 갈등
태종은 개인적으로 놀이와 여자를 좋아했고 원경왕후는 이에 투기하면서 다투는 날이 많았다. 태종이 들인 후궁의 반이 원경왕후를 모셨던 몸종이나 궁녀 출신이라 원경왕후의 입지가 떨어지지 않았으나 나중에 들어온 후궁들은 양반 유력가의 여식이었다.
효빈 김씨(?~1454)
실록에 따르면 태종이 즉위하기 전부터 원경왕후를 모시던 여종 출신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2차 왕자의 난 때 말이 홀로 돌아온 것을 보고 태종이 패했다 생각해 원경왕후가 자신도 나가 싸우다 죽겠다고 뛰쳐나가려는 것을 말리던 이들 중 하나라고 한다. 태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태종의 서장자인 경녕군를 낳았다. 원경왕후는 남편의 아이를 가진 그녀를 한겨울에 문바깥에 방치하는 등 학대하였다고 한다.(그러나 이 기록은 진위 논란이 있다.)
효빈은 살아 생전에 빈은 커녕 옹주, 궁주 등의 품계도 받은 기속이 없고, 그저 '경녕군의 생모 김씨'라고 기록되어 있다. '효순궁주'라는 이름도 조선왕조실록이 아닌 고종 시기 승정권일기에만 등장한다.
신빈 신씨(1377-1435)
원경왕후를 모시는 궁녀였으나 태종의 눈에 띄어 후궁이 되었다. 함녕군, 온녕군 등 3남 7녀를 두었고 태종의 총애를 받아 상당한 권세를 누렸다. 간택후궁인 명빈 김씨와 의빈 권씨도 있었으나 궁녀 출신의 신빈신씨가 궁중의 일을 도맡아 했고 원경왕후 사후에는 내명부를 총괄하는 권한을 누렸다. 태종의 후궁 중 가장 다산한 후궁이기도 하다. 1422년 태종이 승하하자 의빈 권씨와 함께 머리를 깎고 비구니가 되었으며 1435년 사망하자 세종은 그녀가 서모였지만 국모에 준하는 예우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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