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의 첫번째 아침. 거리를 자유롭게 누비는 오토바이들이 '여기가 베트남임'을 보여주는 듯하다.
베트남은 대중교통이 없다. 아니 다른 지역은 있는 것 같은데, 나트랑 시내에는 없다. 외곽으로 이동하기 위한 슬리핑 버스나 공항버스 정도만 이용할 수 있다. 여행을 시작하고 한참만에(?) 깨달은 사실이다. 그래서 오토바이들이 그렇게 필요했구나. 오토바이에 두명이 아니라 아이들까지 세 명, 네 명씩 태우고 달리는 모습이 위험해 보였지만 이들이 살아가기 위한 나름의 방식이었다.
아침식사 : 반미판+CCCP커피
정말 맛있다고, 한국 사람들에게 맛없을수 없다고 찬사를 들어온 반미판에 갔다. 대기가 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아침 일찍 방문해 기다리는 일은 없었다. 2시간 늦은 시차 때문인지 베트남에서는 원치 않아도 '아침형 인간'이 된다. 친절하게 한국어 메뉴까지 준비되어 있었지만 정작 메뉴를 보니 뭐가 맛있다고 했는지가 기억나지 않아 당황했다. 혼합과 소고기 치즈를 주문했고 가격은 6만5천동. 반미 두개에 우리 돈으로 4천원도 안 하는 감동적인 가격.
그러나 반미판은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장소가 없다. 호텔로 들어가야 하나 했는데, 바로 근처의 CCCP 커피가 외부음식 반입 "가능"이라 해 바로 그곳으로 갔다. 콩커피와 함께 베트남 여행 필수 방문 카페인 CCCP 커피는 군대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와 종업원들의 복장이 눈에 띈다. 그곳에서 코코넛 스무디 커피와 망고 스무디를 주문하고 베나자 VIP 카드를 내미니 바로 그자리에서 10%를 할인해 주었다. 코코넛스무디커피는 맛있었다. 커피가 단 것인지, 코코넛스무디가 단 것인지는 몰라도 달달하고 시원하니 좋다. 그런데 망고 스무디는 망고를 성실히 갈아 준 것은 알겠으나 미지근한 것이 이게 뭔가 싶었다. 음식에 온도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
이곳에서 눈치 보지 않고 포장해온 반미도 먹어볼 수 있었다. 남편이 잡은 혼합 반미는 솜처럼 찢어낸 어포(?) 같은 것이 들어있었다. 그거 때문에 맛있었다고 두고두고 이야기했다. 내가 먹은 소고기치즈 반미는 이름 그대로의 맛이었으나 중간중간 들어간 생오이가 약간 거슬렸다. 원래 생오이를 싫어하지 않는데도 여기서는 그랬다.
본격 환전 : 김청
공항에서 50달러만 환전한 건, 공항의 환율이 좋지 않다고 들어서다. 나트랑 시내의 김청, 김빈이라는 곳에서 훨씬 좋은 환율로 환전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곳을 찾아 걸어가는 길에서 레알 베트남 거리를 경험했다. 인도가 있지만 각종 노점과 짐들, 주차된 오토바이들로 인해 인도를 제대로 걸을 수 없었고 그렇다고 차도로 나오게 되면 무섭게 달리는 오토바이들이 무서웠다. 휴대폰을 들고 지도를 보며 걸으니 남편은 또 그 휴대폰 누가 채간다며 잔소리하기도... 암튼 정신 한개도 없이 거리를 걸어 김청과 김빈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김청, 김빈은 원래 금은방인데, 환전소 기능이 더 활발한 듯 싶다. 노란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정신없이 손님을 맞아 빠른 속도로 환전을 해준다. 뭐 대화도 없고, 돈 내밀면 계산기에 찍어주고 그 돈을 내어주는 시스템. 단, 훼손된 돈은 환율이 깎인다고 들어서 빳빳한 신권 100달러로 준비했다. 고민하다 300달러를 환전했고, 계산기에 찍어준 금액은 7,398,000동. 1달러에 25,660동인 셈이다. 무심하게 세어 주는 돈을 받아 준비해온 동지갑에 넣었다.
* 환율 비교(단, 환율은 언제나 변동 가능) *
- 공항 : $1=23,000동
- 시내환전(김청,김빈) : $1=25,660동
1달러에 2,660동이면 우리돈 120원 정도 차이. 이게 모이면....!!
김청을 나와 처음으로 그랩을 타 보았다. 시내라 그런지 몇 분 되지 않아 차가 도착했고, 어제 공항에서 탄 택시와는 다르게 쌩쌩 달렸다. 목적지에 도착 후 지갑을 꺼낼 필요도 없이 그냥 그랩에 등록해 놓은 카드로 결제가 되는 것도 넘 편리했다.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는 혼총곶.
혼총곶
입장료 : 30,000동
운영시간 : 월-일 오전 6:00~오후 6:00
혼총 곶 · Vĩnh Phước, Nha Trang, Khánh Hòa 650000 베트남
★★★★☆ · 관광 명소
www.google.com
티켓을 끊고 내부로 들어가면 예쁜 전통 가옥 안에서 베트남 전통음악 공연이 시작된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단체 패키지 여행 팀이 같이 도착해 그들을 위해 시작한 공연인 듯하지만, 뭐 암튼...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가요가 연주되었다. 줄도 몇개 없는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이거 녹음된 거 나오는건가(립싱크 아니고, 현싱크...?) 싶기도 했다.
건물 뒤쪽으로 돌아가면 바다가 나타난다.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바다 앞에 있는 옛날 건물 정도였는데, 와보니 느낌이 다르다. 바다가 메인인 느낌. 날씨가 좋았어서 그런가? 사진 느낌보다 직접 와보면 더 좋다.
이곳에는 크게 두 곳의 포토 스팟이 있다. 하나는 바위가 만든 지붕. 큰 바위 사이에 작은 바위가 끼어있지만 위험하지는 않았고 좋은 지붕이 되어준다. 어떻게 저렇게 안정적으로 끼어있을 수 있는지 신기했다. 다른 한 곳은 바위 무더기를 올라가 반대편으로 가야 만날 수 있다. 큰 바위들을 밟고 밟아 올라가면 가장 위쪽에 놓인 바위에 주먹 모양이 찍혀있다. 술에 취한 거인이 혼총곶에서 목욕을 하던 여인과 사랑에 빠졌고 신이 방해하자 거인은 떠나고 여인은 산이 되었다고 하는 전설이 있는데, 사랑에 실패해 주먹으로 친 자국인가? 선명하게 찍힌(?) 이 자국은 다른 바위에서는 보기 힘든 신기한 광경이긴 하다.
다시 바위를 올라와 출구쪽으로 나가는 길에 혼총곶 카페가 있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이 일요일 11시 정도였는데, 정말 현지인들이 바글바글했다. 이곳 사람들은 주말에 다들 이곳에 나와 바다를 보며 차를 마신다고 하는데, 그냥 이 광경을 보고 말한건지, 근거 있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이곳에서 코코넛 스무디와 사이공 맥주를 마셨다. 딱히 맛있는 건 아니었고, 사이공 맥주도 밍밍했다고 한다.
이어 그랩을 다시 타고 포나가르 사원으로 이동
포나가르 사원
입장료 : 30,000동
운영시간 : 월~일 오전 6:00~오후 5:30
포나가르 참탑은 8-13세기 지어진 고대 참파 왕국의 유적지로, 해발 10~12m의 작은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사원이다. 신화에 따르면 포나가르(Po Nagar)는 '왕국의 귀부인'이라는 뜻으로 이 지역에 복과 장수를 가져다 준 어머니 신을 가리킨다. 인도의 영향을 받은 참족은 포나가르를 힌두교의 바가바티 우마 여신과 동일시하였는데, 가장 큰 탑 상부에 있는 부조상에 팔 4개를 가진 파르바티(우마는 파르바티의 화신으로 알려져있음)가 새겨져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포나가르사원 · 61 Hai Tháng Tư, Vĩnh Phước, Nha Trang, Khánh Hòa 650000 베트남
★★★★☆ · 관광 명소
www.google.com
포나가르 사원 내에서는 자유롭게 입고 다녀고 무방하나, 탑 안에 들어가려면 신체가 노출되는 옷은 피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준비되어 있는 스님 옷(?)을 위에 입었다. 옷은 사이즈는 딱히 없고 그냥 깨끗해 보이는 걸로 골라 입었다. 사원 내부는 찍을 수 없었지만, 그곳에서 힌두교의 여러 신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부탁해 보았다!
담 시장
나트랑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시내와는 살짝 거리가 있다. 동그란 건물이 있는데, 겉에 매장들이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는 구조가 아니어서 살짝 당황했다. 그 옆에 건물은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 나이키, 크록스 등 각종 브랜드(짝퉁)들과 건망고, 젤리 등의 먹거리, 여행객들이 교복처럼 입고 다니는 하와이안 원피스와 셔츠들, 라탄으로 만든 상품들이 있는데, 하와이안 원피스(8만동)와 크록스(18만동)을 구입했다. 뭐, 가격을 후려쳐 깎아야 한다는데, 얼마나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사고 나면 '비싸게 산거 아닌가' 살짝 찝찝함이 남는 시장이다. 지나가는 한국인들이 자신이 얼마나 싸게 샀는지를 자랑하는 목소리도 많이 들었다. 어쨌든, 한국 물가에 비해서는 (짝퉁일지라도) 어메이징한 가격을 자랑하는 곳임은 분명하다.
쇼핑을 한참 하니 배가 고파진다. 근처에 먹을만한 식당이 있을까, 찾아보니... 있다!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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