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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분쟁] 시에라리온 -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얼룩진 나라

by 꼬북11 2023.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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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산, 시에라리온 

 

'사자의 산'이라는 뜻을 가진 아프리카 서해안의 시에라리온은 1787년, 영국의 해방 노예들이 이주해 탄생한 나라다.(참고로, 이웃의 라이베리아는 그로부터 40년 후, 미국의 해방 노예들이 만든 나라) 제국주의 시대에 영국의 지배를 받았고 196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그러나 1930년, 이 나라의 운명을 바꿀 발견이 시작된다. 시에라리온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된 것! 영국 정부는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 광산의 독점 채굴권을 드비어스 사에 넘겨 주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아몬드 회사, 드비어스

 

1869년 남아공 킴벌리의 드비어스 형제가 자신의 농장에서 다이아몬드 원석을 발견하면서 시작된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회사다. 드비어스 사는 사랑과 다이아몬드를 연결해 다이아몬드 반지를 청혼의 필수품으로 인식시키고 새로운 시자을 개척해냈다. 1938년 미국 신부의 10%만 다이아몬드를 받았다면 1990년대 그 수치가 80%까지 급등한 것은 드 비어스가 벌인 마케팅의 결과. 이는 20세기 들어 가장 성공적인 캠페인으로 꼽히며, 1947년 등장한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슬로건은 1999년 '이 세기의 슬로건'으로 꼽히기까지 했다. 한때 전세계 다이아몬드의 90%를 생산했던 기업으로, 다이아몬드를 차지하기 위해 아프리카인들을 희생시킨 것으로도 악명 높다. 

 

다이아몬드가 시에라리온에 미친 영향은?

1대 대통령 시아카 스티븐스/2대 대통령 사이두 모모 

 

1971년 시아카 스티븐스 대통령을 초대 대통령으로 하는 시에라리온 공화국이 출범했다. 스티븐스 대통령은 다이아몬드 광산을 국유화한다고 선언했으나 실제로는 스티븐스와 소수 권력자들이 사유화하며 일당독재 정치를 이어갔다. 1972년에 968.9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다이아몬드로 '시에라리온의 별'이라 불렸다. 그 가치는 당시 가격으로 250만 달러, 현재 가치로 227억원이다) 이후 정부는 더욱 많은 다이아몬드를 빼돌려 이익을 취했고 이는 국민의 불만을 샀다. 1985년 스티븐스가 물러나고 조지프 사이두 모모 대통령이 취임했다.

 

시에라리온 내전(1991~2002)

 

도표에서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그만큼 불법채굴과 암거래하는 다이아몬드가 많다는 것. 이런 정부의 부정부패를 명분으로 반군이 등장했다. 1991년, 포데이 산코가 이끄는 혁명 연합 전선(RUF)는 부패한 정권에 맞서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젊은 학생들과 만든 혁명 단체였으나 그 역시 다이아몬드 광산을 차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RUE의 지도자, 포데이 상코

 

1991년 3월, 정부군과 반란군의 내전이 시작되었다. 이웃 나라인 라이베리아 대통령 찰스 테일러는 시에라리온 다이아몬드 광산의 채굴권을 나눠갖는 조건으로 혁명 연합 전선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했다. 반군을 진압해야 할 정부군도 전쟁 대신 마을을 약탈하며 자기 잇속 차리기에 바빴다. 이 혼란 속에서 정부군은 단 6명의 인원으로 쿠테타를 일으켰고 26세의 스트라서 대위가 권력을 잡고 세계 최연소 권력자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스트라서 정부 역시 이전 정부와 다르지 않은 부패를 보였고 시에라리온은 정부군, RUF반군, 평화유지군, 용병, 민병대가 서로 싸우며 아주 난리가 났다. 

 

시에라리온 내전을 다룬 영화 : <블러드 다이아몬드>(2006)

시에라리온 내전과 유럽의 다이아몬드 카르텔을 소재로 만든 영화.
본래 각본은 다이아몬드 회사 드비어스의 소송까지도 각오한 굉장히 노골적인 각본이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각색되었다고 한다. 
남아공(정확히는 로디지아) 출신의 백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정부군에 고용된 용병이자 반군에게 무기도 대고 (누가 봐도 누군지 아는 영국 다이아몬드 회사) 반디캅과 연결되어 다이아몬드를 밀수하기도 하는 인물. 시에라리온 어부 출신의 반디 솔로몬이 반군에게 끌려가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일하다 발견한 핑크 다이아몬드를 찾고자 손잡은 두 사람의 이야기다. 반군에게 끌려가 마약과 폭력으로 인간병기 소년병이 되어가는 솔로몬의 아들도 안타깝다.   
"팔을 자를까, 손을 자를까?"
민간인들을 잡아 사지를 절단하는 RUF 반군의 폭력적인 모습도 분노를 유발한다!!

 

끝나지 않는 내전

시에라리온 국민들은 스트라서의 부패정권을 몰아내자며 시위를 벌였고 선거를 통해 새 정부를 수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RUF 반군은 선거를 중단시키기 위해 각종 고문과 살해, 강제노동 등을 서슴치 않는다. 사지절단 뿐 아니라 심지어 귀나 입술을 자르기도 했다는...  특히 투표하지 못하게 한다며 손목을 잘랐는데 많은 수가 선거와 관계없는 어린 아이들이었다.

더욱 혼란스러워진 내전 속에서 결국, 1996년 선거가 치러져 UN 변호사 출신의 카바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그리고 UN의 주선으로 RUF 포데이 상코와의 두 차례의 평화협정이 체결된다. 협정에서는 RUF를 합법 단체로 인정한다는 둥 포데이 상코를 부통령으로 임명한다는 둥 살인자 전범 청산이 1도 없는 내용이 약속되었지만 포데이 상코는 그마저도 깨고 생물 절멸 작전을 벌이는 등 막 나가다가 2000년 결국 체포되었다. 아동 군인의 사용과 박멸, 노예화, 강간, 성노예 등 반인도적 범죄를 포함한 17가지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기다리던 중 2003년 뇌졸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체포되는 포데이 상코

 

영국 등 영국 연방 회원국들은 영국의 옛 식민지였던 시에라리온에서 일어난 무력 분쟁에 개입했고 정부군은 마침내 수도인 프리타운을 탈환했다. 2002년 1월, 시에라리온의 카바 대통령은  시에라리온 내전이 종전되었음을 선언했다.

 

내전, 그 후...

시에라리온 내전은 20만 명이 사망하고, 2만 7천여명이 사지절단의 고통을 겪으며 끝났다. 한때 반군의 7-80%를 차지했던 소년병의 존재는 세계인에게 충격을 안겼다. 반군을 지원했던 라이베리아의 찰스 테일러 대통령은 2008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전범재판을 통해 징역을 내렸다. 2003년에 UN은 '킴벌리 프로세스'라는 국제 협의체를 결성해 반군이나 동맹국의 분쟁 자금을 위한 다이아몬드 원석 거래를 금지했다(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끝에도 이 내용이 나온다). 다이아몬드 산업의 투명성과 감독 강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아동 노동 등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문제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소년병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이야 이제 그만 총을 놓아라

 

h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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